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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모든 아동이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지금 챙겨야 할 것은?

  • 작성일2025-11-10
  • 조회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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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배경아동, 함께 키워요] 1. 정현숙 초록우산 아동옹호본부 대리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우리 사회에서 성장하는 모든 아이들이 차별 없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이주배경아동, 함께 키워요’ 연속 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는 언어·문화 장벽과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인해 여전히 교육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배경아동들의 실태를 조명하고 제도적 개선 방향을 모색합니다. 모든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감과 연대의 마음이 확산되길 바랍니다. 
 


2025년 9월, 초록우산이 서영교·이용우·김용태·박은정 의원과 함께 이주배경아동 체류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초록우산
“우리가 바라는 건 한국에서 한국 친구들이 누리는 것처럼, 우리도 기본적인 권리와 기회를 함께 누리는 것입니다. 우리도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 사회가 우리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난해 11월, 장기 체류 미등록 이주배경아동이 체류 연장을 호소하며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짧지만 절실한 이 한마디는 오늘날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배경아동들의 현실을 선명히 보여준다.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 6월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73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총인구의 약 5.2%에 달하는 규모이며, 그 속에는 약 20만 명의 이주배경아동이 포함되어 있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미등록 아동’까지 포함하면 실제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주배경아동 문제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전인 2010년경, 초록우산은 이미 이주배경아동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2024년 한 해에만 9000여 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약 1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진행하며, 언어 교육과 돌봄·의료 지원, 교육 접근성 향상 등을 도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마주한 아동들의 현실은 냉혹했다. 

부모가 난민이거나 무국적자, 혹은 미등록 신분의 아동은 존재의 증명인 ‘출생등록’부터 막힌다. 2023년 감사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출생등록이 되지 않은 이주배경아동이 4025명이었다. 이처럼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거나 체류자격을 받지 못한 아동들은 결국 ‘미등록’ 상태가 된다. 법무부는 2024년 11월 기준 미등록 이주배경아동을 6296명으로 발표했지만, 시민사회는 실제로 그 수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이들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아이돌을 좋아해도 콘서트 티켓팅은 할 수 없고, 학교에 다닐 수는 있어도 친구들과 제주도 수학여행은 함께 갈 수 없다. 모두 ‘신분’을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권 침해도 심각하다. 미등록 아동은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어 의료비를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초록우산이 현장에서 만난 미등록 아동 중에는 예방접종이 누락되거나 건강검진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아동이 많았고,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병을 키우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불안정한 체류 신분은 아동이 내일을 꿈꿀 수 없게 만든다. 언제 부모가 강제출국될지, 성인이 되면 가본 적 없는 부모의 나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아동의 미래를 짓누른다.

등록 외국인 아동이라고 해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외국인 아동은 보육료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40만 원 안팎의 어린이집 보육료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이마저 감당하기 어려운 가정의 아동들은 돌봄 사각지대에 방치된다. 취학 안내를 받지 못해 입학 시기를 놓치거나, 언어가 미숙하다는 이유로 입학을 사실상 거부당하는 일도 있다. 학교에 다닌다 해도 충분한 한국어 지원이 없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언어 장벽으로 또래 관계에서 고립되는 경우도 많다. 

초록우산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2019년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와 함께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를 위한 정책 제안을 시작으로, 체류권 보장 활동, 「시흥시 출생확인증 작성 및 발급에 관한 조례」 제정, 외국인 아동 입학 지원 안내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에 협력하는 등 제도 개선 촉구 활동을 이어왔다. 향후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제 도입과 체류권 보장을 위한 「출입국관리법」 개정 등 입법 촉구 활동을 비롯해 외국인 아동 보육료 지원 확대, 건강권 보장 등을 위한 옹호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어린이를 두고 가니 잘 부탁하오.”

어린이를 사랑한 소파 방정환 선생이 마지막 순간에 남긴 말이다. 그 유언은 한국 국적을 가진 아동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 땅에서 함께 숨 쉬고, 배우고, 꿈꾸는 모든 어린이를 향한 간곡한 부탁이었을 것이다. 법과 제도의 변화는 시민의 공감에서 시작된다. 초록우산이 이어갈 이주배경아동 권리 보장의 여정에 많은 시민들이 함께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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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현숙

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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